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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기록/기록

표고버섯 말리는 법_엄마의 선물

by 휘렌 2020. 4. 2.

결혼 4년차.

 

결혼 전에 자취만 10년 넘게 했던 터라,

간단한 요리를 즐겨하긴 했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요리 뿐만 아니라 요리를 위한 재료 손질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요.

 

그 이유는,

농사 짓는 친정 엄마 때문이죠.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딸이라는 걸 아는 엄마는

반찬을 보내는 게 아니라 반찬을 해먹을 농산물을 보내시거든요.

 

이번에 친정 엄마로부터 발송된 식재료는 바로,

표고버섯 한박스입니다.

 

 

 

이것도 반쯤은 손질한 후의 모습이에요.

그러니 얼마나 많겠냐구요 ㅠㅠ


 

 

색이 진한 밤색 표고버섯.

따자마자 바로 보내신거라 모양은 예쁘지 않아도

향만은 정말 진했어요.

 

박스를 열자마자 엄청난 표고버섯 향이 

거실을 가득 채웠답니다.

 

 

 

밑동을 분리해서 가장 끝부분은 칼로 슬쩍 잘라냈어요.

나무에 붙어 있던 끝부분은 유난히 딱딱하거든요.

그리고 장조림 할때 넣는 소고기처럼 쪽쪽 찢어서 따로 모아두었어요.

(밑동은 꾹 잡고 돌리면 분리가 되는데, 가위로 자르는게 더 편해요.)

 

밑동을 잘라낸 우산 모양의 표고버섯은 슬라이스로 잘랐어요.

 

친정 엄마는 그냥 밑동만 분리하고 통째로 말렸다고 하셨는데,

시골은 그렇게 해도 볕이 좋아서 금방 마르지만,

도시는 그렇지 않잖아요...;;

 

통째로 말리려면 한 일주일은 말려야겠다 싶어서 

슬라이스로 잘라서 말리기로 했어요.

부피가 작아지만 그만큼 빨리 마르니까요. 

 

 

 

 

 

 

혼자 고분분투 하는 저를 보다 못한 남편이

도와주겠다며 칼을 들고 나섰는데,

칼질이 영 시원치 않아요. ^^

 

허벅지가 굵어서 아빠다리가 힘든,

안타까운 남편..

 

그래도 남편 덕에 빨리 끝낼 수 있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요. ^^

 

 

 

다 손질하고 나니까 이렇게 세통이나 나왔어요.

이걸 옥상에 말릴 수도 없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요. ㅠㅠ)

그렇다고 그릇째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 많았어요.

 

 

 

어쩔 수 없이, 거실에 쫙 펼쳐서 말렸어요.

다행히 거실 창이 크고 햇볕이 잘 들어와서 

바람도 맞으라고 창문까지 휙 열어뒀는데

 

표고버섯에게 거실을 뺒긴 남편은

내내 서재에서 나올 수 없었답니다.

 

(차라리 잘됐죠 뭐. ^^)

 

 

 

오후가 되면 길어지는 햇볕을 따라서 

버섯들도 계속 옮겨주었어요.

 

근데 저녁쯤 되니까 어디서 꼬릿꼬릿한 발냄새가.. 

 

'당신 발냄새지?'

 

서로를 의심하며 눈을 흘겼는데

범인은 버섯 밑동이었어요.

 

찢어놓은 버섯 밑동에서 발냄새가 어찌나 나던지

공기청정기도 쓸데없이 열일 할 것 같아서 켜지 않고 

안방에서 시간을 보냈어요.


 

 

 

드디어 다 마른 표고버섯.

 

이틀 말리고 삼일째 되는 날 점심에 차곡차곡 거두어서 포장했어요.

세봉지 하고도 밑동까지 총 네봉지나 나왔어요.

 

 

 

 

밑동은 장조림할때 쓰거나 육수낼때 쓸거에요.

 

친정 엄마 말씀으로는 밑동은 잘 불렸다가 

간장, 올리고당, 깨 넣고 잘 볶으면 그렇게 맛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렇게 한팩한팩 포장한 후에 

그래도 혹시 모른다며, 

더 큰 지퍼백에 한번 더 담아준 후

냉동실에 넣었어요.

 

표고보섯은 말렸어도 냉동보관 해면 더 오래 먹을 수 있데요.

 

 

 

살짝 물기만 말린 표고버섯은 따로 냉장보관했는데 

키친 타올을 깔고 버섯을 한줄 깔고 또 키친 타올을 깔고 버섯 깔고

이렇게 해두었더니 4일째인 오늘도 거뜬히 싱싱해요.

 

어제는 닭고기에다가 냉장고에 넣어뒀던 표고버섯 넣고 닭갈비를 해먹었는데 

통통한 표고버섯이 닭고기보다 더 맛있더라구요.

 

내일은 표고버섯 볶음 해먹을거예요. ^^

 

엄마가 보내준 식재료, 표고버섯 말리는 방법.

참~ 쉽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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