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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기록/리뷰

선재도 조개구이집 솔직 후기_선재포구 조개구이

by 휘렌 2020. 5. 21.

선재도 조개구이집 갔다가 뒷통수 잡았던 주말의 추억.

네. 궁서체로 시작합니다..

그러고도 남을 이유가 있기 때문이죠..

 

지난 주말, 윗집에서 발사 되는 층간 소음에 못 이겨서 급히 차를 끌고 즉흥 여행을 떠났더랬습니다. 그래.. 뭐.. 코로나이긴 하지만, 이 밤에 우리가 유흥가를 가는 것도 아니고, 사람 많지 않은 곳에서 조개구이에 소주나 한잔 하자. 그랬죠.

 

조개구이에 소주..

참 좋아라 하는 메뉴예요... 연애할 때도 단둘이 바다를 보면서 조개찜에 소주를 먹고 좋아라 했던 기억이 있어서, 조개에 소주만 나오면 그저 좋아서 싱글벙글 하는 저희 부부입니다.

 

너무 멀리는 갈 수 없고, 가까운 대부도나 선재도나 영흥도 중에서 선택하기로 하고 숙소도 안정하고 떠났더랬습니다. 안그래도 요즘 윗집에서 주말마다 파티를 하는 통에, 그 전주 주말에는 두시간 반 운전해서 친정으로 대피했었는데 또 친정으로 갈 순 없잖아요.. ㅠㅠ 

 

일단 떠났습니다.

 

조개구이집이 있으면 됐지 뭐, 어차피 10시나 되야 도착할텐데 숙소도 잠만 잘 잘 수 있으면 됐지 뭐, 그러면서 알콜은 또 챙겨갔어요.. 소심하게.

 

차안에서 숙소를 검색하다보니, 꽤 깨끗하고 괜찮은 곳이 있는 거예요. 여기다! 하고 후기를 여는데, 딱 그 숙소 옆에 조개구이집이 하나 있지만, 반찬도 안나오고 별로였다, 그러나 숙소는 괜찮았다 라는 글이 보였습니다. 여기만 피하자며 다른 숙소를 예약하고 근처 조개구이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망설이지 말구 드루오래요. 어떻게 아셨지? 망설였던거.

스페셜 메뉴도 있고 커플 메뉴도 있으니 뭐, 다 거기서 거기지, 안그래? 라며,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어디선가 날라오는 꾸릿꾸릿한 곰팡이? 냄새.. 인가? 에이. 이왕 왔으니 앉자며, 5만원짜리 조개구이와 소주를 한병 시켰습니다. 그런데! 주문 받는 남자분이 마스크를 안썼어요..... 요즘 시국이 얼마나 어지러운데, 마스크도 안쓰고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나 싶어서 신랑한테 음식 나와서 세팅 될때까지도 마스크 벗지 말라고 했습니다.

 

불피워 놓으니 또 날라오는 냄새... 아니야.. 조개구이잖아.. 해산물이잖아.. 그래서일꺼야.. 라며 기다렸어요...

 

그런데!

반찬 세가지.

 

 

미역무침, 마늘고추, 당근. 끝.

 

미역 좋아하는 남편이 미역무침 한번 먹고 젓가락 내려놓음.

 

 

 

 

그래도 어떻해요. 5만원인데. 먹어야지.

 

근데, 조개가 말랐어요.. 어떤건 왕창 깨져서 (조기 양념 아래 보이시죠?) 먹을 수가 없어요. 하................. 입맛만 배렸다.. 그러나 먹어야지. 먹어야 기분이 나지! 라며, 꾸역꾸역 먹다가 결국 저 위에 조개와 굽고 있던 조개 반은 버리고 나왔습니다.

 

라면이라도 시켜먹을까? 했더니, 라면이 셀프인데도!! 4천원. 셀프라면인데 4천원. 4달라도 아니고 4천. 원. 대박.

 

칼국수 먹을까 했더니, 1인분에 만원. 팽이버섯 반봉지(마트에서 파는 한봉지의 절반)에 조기 위에 사진에 보이는 옥수수콘버터 합쳐서 2천원. 대박. 

 

술 아까워하는 우리가 소주 한병도 다 못마시고, 콜라만 한병 원샷한 후에, 무작정 나와서 걸었습니다... 왜냐구요? 라면 사러요.

 

근처에 편의점이 없네요? 어머. ㅋㅋㅋ 근처 동네 슈퍼에 가서 (조개구이집 옆에도 슈퍼가 있었는데, 편의점에 가겠다고 나왔다가 문닫은 편의점만 발견함) 컵라면이랑 맥주 좀 사고, '혹시 전자렌지 써도 되나요?' 라고 주인 할아버지께 여쭈어보았더니, '왜요, 뭐하게'라고 해서 안쓰고 그냥 나옴.

 

하... 비가 쏟아지네.. 비가 엄청 와요 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보, 그래도 잼있다 그치?"

"응?? 으..응.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

 

서로를 다독이며 숙소로 오는데, 와.......... 차안에서 숙소 검색하던 중 봤던 그 숙소가 보이네.... 조개구이집이 숙소 옆에 하나 있는데 반찬도 안나오고 바가지 씌운다던 그 후기의 주인공. 그 숙소가 우리 숙소 옆이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정말 실제 웃음입니다. ㅋㅋ)

 

다행히 숙소에 공용 정수기 있어서 컵라면과 햇반으로 배채운 우리 두사람.

 

 

 

안그래도 어려운 이 코로나 시국에, 남의 가게 흉봐서 뭐하나 싶지만, 정말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남깁니다..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니까요... 코로나로 다들 어려우니까요.. 저희도 돈이 많아서 간건 아니니까요.. 

 

게다가 마스크 안 쓴 직원분들은 더 충격이었구요... 말라버린 조개와, 냄새나는 가게 환경과, 비싼 가격과, (셀프라면 4천원은 진짜 충격이었어요.) 하다못해 부침개 한쪽도 안주는 인심 없는 가게.. 

 

그러지 마세요.. 가게주인님.

다들 어렵습니다.. 어렵다구요 ㅠㅠ

 

(궁서체로 시작한 이유, 맞죠? 맞죠? ㅠㅠ 그럴만 했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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